성수동 서울숲에 디뮤지엄이 개관했습니다. 한남동에 있던 디뮤지엄이 서울숲으로 이전해서 오픈한 건데요. 저도 예전에 한남동 디뮤지엄에 전시회를 보러 몇 번 찾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 디뮤지엄을 성수동에서 만날 수 있다니, 주민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일입니다.
그렇게 이전 오픈한 디뮤지엄의 기념적인 첫 번째 전시! 바로 에르메스 헤리티지 가방 이야기 전시입니다. 저는 주로 서울숲역을 이용해서 출퇴근하고 이동합니다. 이 서울숲역 4번 출구를 이용해서 나가면 바로 디뮤지엄 전시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역사 내에 아래 보시는 것과 같은 전시 홍보도 부착되어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5월 22일~ 6월 6일까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진행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전예약 필수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네이버 예약을 통해서 운 좋게 주말에 매진되지 않은 시간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입장한 타임 외에 주말은 전부 매진인 것 같았습니다. 가실 분들은 미리미리 예약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1인 예약 시 동반 1인. 총 2인까지만 한 번에 예약됩니다. 이 또한 코로나로 인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 입장료는 무료인 전시입니다.
워낙 동네다 보니 예약 전에 일어나서 산책 겸 서울숲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지하 1층에서 예약 확인과 티켓 교환을 받아야 한다는 사전 정보를 듣고 서울숲역 4번 출구를 통해 디뮤지엄 지하 1층으로 올라갑니다.
도착한 매표소 앞입니다. 에르메스 전시 안내판이 크게 보이고 그 옆에 발열체크와 QR코드 입력, 손 소독제 분사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포인트에서도 안내해 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말 잘 듣고 따라서 진행하면 됩니다. 코로나 관련 필수 과정을 거치고 예약 확인해주시는 데스크로 가서 예약과 인원수 확인을 받습니다.
매표소에서 예약 확인 후 나눠준 리플릿과 입장 팔찌입니다. 전시 진행물도 깔끔하고 디자인이 예쁩니다. 팔찌는 펄이 섞인 브라운 컬러만 있고 어떤 로고나 그래픽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리플릿엔 이번 전시와 에르메스에 관련된 내용이 깔끔하고 알차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계시는 가드분들의 안내에 따라 전시장으로 입장합니다. 이번 전시에 관한 의미와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의 메인이 된 백, '오뜨 아 크루아'가 보입니다. 사진상으로 감이 잘 오지 않지만 굉장히 큰 가방입니다. 20세기 초 에르메스가 선보인 백인 오뜨 아 크루아는 카우하이드 백, 톨백, 라지 톨백 등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에밀 에르메스가 남미 여행 이후 제작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이 가방은 안장, 부츠, 굴레, 말채찍, 승마용 모자 등 기수에게 필요한 모든 물건을 한 번에 담을 수 있게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크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이 백은 에르메스가 처음 선보인 러기지 형태의 가방으로 아주 의미가 깊은,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의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에르메스 가방 종류] 섹션으로 넘어갑니다. 각 가당들마다 유리관 안에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전시관 후면은 거울로 되어있어 사람도, 가방도 훨씬 많아 보이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새 제품도 구매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어마어마하기로 유명한 에르메스인 만큼, 그 헤리티지를 담은 가방들은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일지 상상하기도 어렵네요.
다양한 형태의 에르메스 백들이 보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제품부터 1840년경 제작된 오바나이트 백(가방 사진 중 제일 상단 좌측 세로 스트라이프의 오래된 가방 사진)까지 다양한 가방들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형태도 색감도 가죽의 표현, 디자인, 디테일의 구성까지 아주 풍부합니다. 말 위에 얹고 사용할 수 있는 '승마를 위한 새들백'(우측 사진 중 위에서 세 번째 사진)도 보입니다.
에르메스가 제작한 코르셋, 화보 사진 등도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한 느낌입니다.
에르메스가 생산한 반려견용 액세서리 카탈로그, 일러스트레이션, 제품 사진과 배우이자 가수인 제인 버킨이 그녀의 에르메스 백을 들고 있는 사진 등도 함께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반려견용 액세서리 카탈로그는 1926년도에 제작된 이미지라고 하니 더 놀랍게 다가오네요.
다음 섹션인 [잠금장치]로 넘어왔습니다. 영상이 상영될 것 같은 어두운 암실 벽면에 유리안에 든 백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잠금장치들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열릴까 고민스러운 잠금장치들도 보이는데, 이 부분은 안내해주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공간히 굉장히 어둡고, 조명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환경이라 사진 찍기는 쉽지 않았네요. 실제로 보면 더 좋은 느낌의 섹션이었습니다.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기 전에 만난 에르메스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좌측 사진은 작은 트렁크 케이스와 큰 여행용 가방을 든 두 여성으로 1973년에 보리스 리프니츠가 촬영한 사진이라고 합니다. 우측 사진은 1924년에 촬영한 파리 펫 박람회의 에르메스 전시 부스 전경이라고 합니다. 에르메스의 상징인 말 조형물이 가운데 있고 다양한 백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요즘의 화보보다 더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섹션 [유머가 있는 가방] 공간에 다다랐습니다. 지금 발표되어도 핫한 아이템이 될 것 같은 이 백들은 1988년 당시 에르메스 회장 장 루이 뒤마의 주문으로 완성된 컬렉션이라고 합니다. 유머와 동심이 가득한 디잔인으로 유쾌함을 담은 이 프로젝트는 마치 연재되는 만화 같은 컬렉션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컬러와 그래픽, 잠금장치가 서로를 보완해주며 함께 어우러지는 가방들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번 섹션을 마무리하며 좌측 상단부터 1950년 제작된 비행기 프로펠러 모양의 잠금장치가 있는 클러치, 우측 상단은 1934년 제작된 마우스 패밀리 파우치와 하단에 유머가 있는 가방 컬렉션을 소개하는 리플릿-프레스 킷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우스 패밀리 파우치는 2021년 현재에 봐도 정말 귀엽고 위트 있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마지막 섹션 [꿈과 상상력] 섹션입니다. 이 섹션의 가방들은 정말 다양한 형태와 소재로 제작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가장 큰 섹션이었습니다. 이 독특한 가방들은 특별 주문, 또는 윈도 디스플레이를 위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에르메스의 상징인 말의 머리 형태부터 공작새의 깃털에서 영감을 얻은 가방과 귀여운 캐릭터 같은 가방, 샤크 가방까지 정말 에르메스의 재미있는 센스와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 헤리티지 ONCE UPON A BAG의 관람을 마쳤습니다. 섹션마다 전시된 제품 하나하나 꼼꼼히 보다 보면 오래 걸릴 수 있겠습니다만, 각 섹션이나 전체 공간이 엄청 크고 오래 걸리는 전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담 없이 한 번씩 둘러보셔도 좋을 전시로, 가방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으면 있는 대로 더 유익할 것 같고, 저처럼 없어도 없는 대로 아주 즐거운 전시였습니다.
무료로 관람하는 전시회라고는 믿을 수 없는 구성과 퀄리티였다고 생각합니다. 예약을 받는 시스템임에도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좀 혼잡한 분위기인 건 감안하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를 모두 마치고 나오며 보니, 제가 입장한 시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입장을 위해서 웨이팅 하고 계셨습니다. 에르메스의 인지도만큼 전시회를 관람하려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특히 이 에르메스 전시회는 6월 6일 일요일 마감일까지 약 일주일이 남았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서둘러서 예약하시고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를 마치고 나오면 좌, 우 어느 쪽 길로 통하든 서울숲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좌측 길로 진입하게 되면 상점들이 있는 언더스탠드 에비뉴를 지나 서울숲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전시도 보시고, 여유 있게 서울숲 산책 후 갤러리아 포레 바로 옆에 있는 성수동만의 다양한 카페들에서 커피 한잔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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